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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한 큰 울림 『책은 도끼다』 박웅현

 


책은 도끼다

저자
박웅현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11-10-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의 저자 광고인 박웅현 자신만의 독법으로 ...
가격비교

 

 

 

 

 

    제가 최근, 아니 근 몇년간 읽었던 책 중 가장 재미있었고, 흥미로웠고, 배울 것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일단 저는 박웅현이라는 '연사'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박웅현은 언변이 정말 뛰어난 사람입니다. 한번 듣고 나면 그의 입에서 나온 모든 것들이 사고 싶어 질 정도로요. 아마 그래서 그가 수많은 광고를 만들고, 또 그런 광고를 이슈화 시킬수 있는 '광고장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연사'로서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것 같다가도, 찬찬히 곱씹어 보면 그가 가진 지식과 혜안에 놀랄 수밖에 없을만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엄청난 의미와 통찰이 내포된 이야기를 쉬운 말로 풀어내고, 거기에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 한다는 것은 여느 연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은 아니지요.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자신의 말의 힘을 알고, 잘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그런 뛰어난 연사인 박웅현이 '인문학 강독회'에서 했던 강연을 지면으로 옮겨 출판한 책입니다. 책 속의 박웅현은 구어체로 독자에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본 책 안에서 박웅현은 연사로서의 강점을 마음껏 뿜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때 그냥 글씨만 읽고, 감동받고, 넘어가는 대신에 그 위에 밑줄을 치고 책 귀퉁이를 접어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3번의 강독을 마친 『책은 도끼다』안에는 수많은 밑줄과 너덜더덜해진 책 귀퉁이가 남아있죠. 더 큰 감동, 더 큰 울림을 준 부분은 당연히 더 많은 밑줄들과 개구리 뒷다리처럼 접힌 책 귀퉁이가 남습니다. 수많은 페이지 중, (곧 밑줄 옮겨 적기도 진행할테니) 제 마음에 가장 큰 노크를 했던 부분만 간단히 옮겨 적고자 합니다.

 

 

p.46

  하루 종일 봄을 찾아다녔으나 보지 못했네

 

  짚신이 닳도록 먼 산 구름 덮인곳까지 헤멨네

 

  지쳐 돌아오니 창 앞 매화향기 미소가 가득

 

  봄은 이미 그 가지에 매달려 있었네

 

                                                                                -작가 미상

 

p. 150

  옷깃 여며라

 

  광주 이천 불구덩이 가마 속

 

  그릇 하나 익어간다

 

                                                                               -『순간의 꽃』 고은

 

 

p. 217

  너는 죽은 사람처럼 살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조차 너에게는 없지 않느냐? 나는 보기에는 맨주먹 같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

 

 

                                                                               -『이방인』 카뮈

 

 

 

p.151 

  어린 토끼 주둥이 봐

 

  개꼬리 봐

 

  이런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니

  

                                                                               -『순간의 꽃』 고은

 

 

 

p.305

  그런데 지금 쉰에 진짜 불혹이 왔어요. 남들은 지천명이라는데 전 이제 불혹을 맞았어요. 그리고 흔들리지 않습니다. 왜냐? 다른 곳에 답이 있는 걸 알지만 이제 여기에도 답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사는 이 삶을 잘 살면 답이 나온다는 걸 이제 알아요. 다른 어떤 생에 대한 동경도 없어요. 큰 부자, 사회적 명예와 성공보다 집 앞 공원을 지나면서 풀을 보고 초록을 느끼는 내 삶, 내 인생이 좋아요.

 

 

                                                                              - 『책은 도끼다』 박웅현

 

 

 

 

적다보니 더 적어 내려가고 싶은걸 꾹 참았습니다.